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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인(in) 시흥] 그곳엔 그 어려웠던 시절의 내가 있었다 - 경인일보

  • 작성자 최고관리자
  • 등록일 2021.10.12
  • 조회수 3,743

"어렸을 때 나는 방정환 선생님이 무척 고마웠어요"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듯 잠시 뜸을 들이던 원영길 시흥시기업인협회 회장은 덤덤하게 말을 꺼냈다. 한부모 가정, 여러 형제들 속에서 자랐다는 원 회장은 어린 시절을 불우했다고 말했다.


"우리집은 어렸을 때 형제들 수도 많고 형편도 너무 어려워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일까. 방목하듯 키워져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컸어요"


그래서 1년 중에 어린이날이 가장 좋았다고 회상했다. "예전 부모님들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돌봐주질 못하니, 오죽하면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날을 만들었겠어요. 그래도 그 날만큼은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니까, 방정환선생님이 무척 고맙더라구요."


원 회장은 그래도 '요즘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따뜻하게 잘 돌봐주니까 매일이 어린이날 아니겠나'고 생각했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열네번째 이야기 - 우리 모두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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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길 시흥시기업인협회 회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제공


"어렸을 때 육성회비를 4개월 못 낸 적이 있는데, 못 낸 아이들을 전부 불러다가 '한달치 밀린 사람 들어가' '두달치 밀린 사람 들어가' 하면서 제외하다, 결국 끝에 나만 남았어요. 그게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만나면 그의 마음은 어린 시절의 어딘가로 돌아간다. 회사 직원 중에도 힘든 환경에 있는 이들을 보면 자꾸 눈길이 가던 그였다.


여러 형제들 속 방목하듯 자란 원영길 시흥시기업인협회장

어려운 환경 아이들 볼때면 마음 쓰여… 나눔챌린지도 후원

절친한 친구 박홍구 유성하이텍 대표에도 추천해 함께 활동


그러다 우연히 시흥산업진흥원장의 연락을 받아 '시흥사랑아이사랑' 나눔챌린지를 알게 됐고,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아이들과 연이 닿았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자꾸만 마음이 갔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크지 않겠나 싶었는데, 부모 손이 잘 닿지 않는 아이들을 보니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을 겪고 있진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어요"


후원을 결정하고, 자꾸 마음이 쓰였던 원영길 회장은 절친한 벗인 박홍구 (주)유성하이텍대표에게 넌지시 나눔챌린지 이야기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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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구 (주)유성하이텍대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제공


평소 믿고 따르는 이의 진심에 박 대표는 바로 후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궁금해졌다. 후원을 결정한 주말, 아내와 함께 직접 아이들이 사는 정왕동을 찾았고, 그 길로 나눔챌린지 확산을 위한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잖아도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원 회장도 박 대표와 뜻이 맞았다.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공부가 몹시 하고 싶었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보고 자란 게 냇가, 산밖에 없어요. 박물관도 가보고 유치원도 가보고 좋은 동화책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있죠. 그랬더라면 출발점이 좀 달랐을까 싶은.. 그저 그 시절엔 배 곪지 않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아쉬움은 자라며 한이 됐고, 뒤늦게 그를 만학의 길로 이끌었다. 치열하게 사업을 하면서도 그는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10년간 공부해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요즘 보통 아이들은 학원도 다 보내면서 부모가 열심히 뒷받침해주지 않나요. 우리 때는 못 배우고 못살아도 기회가 있었지만, 21세기에 배우지 않고는 살기가 너무 어렵지 않나 싶어요.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제 개천에서 용 나는 건 어렵기도 하고… 내 자식들만 혜택을 받는 건 아닌가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걱정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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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때는 못배우고 못살았어도 기회가 있었지만
21세기에는 너무 어렵지 않나 싶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걱정됐어요


우리 모두는 '아이'였다. 잊고 살 뿐이지, 우리 마음 안에는 아직 아이가 있다. 그래서 아이를 보았을 때 다시 아이로 돌아간다.


기적은 일어났다. '1004추진위원단'은 출발이 그렇다.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이 마음을 모았더니, 100명도 모으기 힘들 거라고 했던 시흥의 키다리아저씨가 어느새 500명을 넘어섰다. 정확하게 이번 주말(9일)을 기점으로 시흥 어른 525명이 아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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